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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review

나홀로 2019 K-POP 대중음악상

부문 소개

 

올해의 가수 

올해의 음반 : 그룹group / 솔로solo

올해의 음악

올해의 작곡가

 

 

선정기준

 

아이돌이라고 통칭되는 퍼포먼스형 그룹 사운드 내지 아이돌 출신 솔로 가수들의 음악들을 노미네이트, 부문별 기준에 따라 내맘대로 결정^^

 

(1)

 

올해의 가수 : 음악적 행보

 

올해의 음반

- 그룹group : 음악성

- 솔로solo : 음악적 정체성 확립

 

올해의 음악 : 시의적절성, 차별성

 

올해의 작곡가

 

 

 

 

 

 

올해의 가수

 

 

AOA : 꽃에서 우상까지

 

어떤 사회학자는 2019년을 갈등의 해라고 말한다. 젠더, 세대, 사상, 인종 등 세계 각지는 전쟁 없는 전쟁으로 매일을 보내는 중이다. 하지만 갈등은 곧 변화의 씨앗이기도 한 법- AOA는 그러한 갈등의 시대 속에서 가장 멋진 변화를 이루어낸 아티스트이다.

 

이전부터 대한민국 음악 산업에서 걸그룹이라는 단어가 단지 여성으로 이루어진 그룹사운드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상업성이 짙은 아이돌 산업 자체의 셀링포인트가 비주얼에 상당수 기대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남성 아이돌은 아이돌 본연의 의미인 우상으로 기획되고 소비됨과는 반대로 여성 아이돌은 여태 한국 음악사회에서 마치 '핀업걸'처럼 기획되고 소비된다. 여성 아이돌은 항상 예뻐야 하며, 좋은 몸매를 가지고 있어야하고, 동시에 착해야 한다. 성적 소비 역시 기꺼이 받아들여야 하며 사상을 드러내는 일은 죄악과도 같다. 한국의 여성아이돌은 유교 사상에서 비롯된 삐뚤어진 성적 소비방식과 잘못된 성 상품화의 극단적인 산물이다.

 

( *핀업걸 : 2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시절 등장한 섹시하고 귀여운 이미지의 여성을 지칭하는 말. 이런 여성의 사진을 군인들이 사물함에 핀으로 꽂아두었기 때문에 등장한 단어. )

 

 

하지만 페미니즘의 대두와 함께 대한민국 음악산업에는 큰 반향이 인다. 성숙한 의식의 소비자는 여성 아티스트를 음악인으로 보기 시작했으며, 여성 아티스트는 능동적으로 음악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은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그리고 오늘 이 시상에서 우승자인 마마무보다 AOA가 더욱 큰 표를 받게 된 이유는 그들의 서사점에 있다 - 1차 경연과 2차 경연의 스틸컷을 가져와보았다. 기존의 AOA음악으로 승부해야했던 1차 경연, 그리고 다른 참가팀의 곡으로 경쟁해야 했던 2차 경연. <짧은 치마>와 <너나 해> 무대는 AOA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짧은 치마를 입고 길을 걸으면 모두가 날 쳐다본다'에서 '나는 져버릴 꽃이 되긴 싫어 I’m the Tree'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을 것인가. 물론 이전 AOA의 음악을 비난할 마음은 없다. 그때는 우리 모두가 주체적 섹시를 미덕으로 여겼고, 실제로도 한 시대를 풍미한것이 그들의 음악 아닌가. 하지만 AOA가 <퀸덤>에서 보여준 모습은 많은 고민 끝에 변화하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마치 나처럼,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처럼. 

 

AOA는 여성 아이돌로서 '우상'의 의미를 가장 빠르게 또 멋진 모습으로 찾아가고 있다.

AOA의 리더이자 디렉터인 지민의 인터뷰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Q. 여성의 10~20대를 쉽게 에 비유하지만, 또한 여성의 시간과 아름다움을 한정 짓는 것이기도 해요. 한철 꽃보다 나무가 되고 싶은 많은 여성이 깊이 공감할 수밖에요.
A. 처음 출연이 결정됐을 때 저희가 기대되지 않는다는 댓글이 너무 많았어요. 한물갔다는 말이 오히려 자극제가 됐어요. ‘그렇게 생각해? 그럼 새로운 걸 보여주지.’(웃음) 아직 안 보여드린 모습이 많으니까 이제 진짜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시고 눈물을 흘려주어 좋았어요. 제 꿈이 누군가 제 노래를 듣고 울어주는 거였는데, 절대 이뤄질 수 없잖아요? 전 래퍼니까. 그런데 이렇게 이루어졌어요.

 

Q. ‘삼촌들 용돈 뺏는 깡패’에서 이제는 많은 동생들의 우상이 되었네요.
A. 그땐 삼촌 팬이 많을 때였어요. 지금은 동생 팬이 많아요. 언니가, 누나가 열심히 해볼게 많이 좋아해줘. 실망시키지 않을게. 내가 열심히 살아볼게.(웃음) - Allure 인터뷰 中

 

 

 

 

 

 

올해의 음반 : GROUP

 

 

오마이걸 1집 'The Fifth Season' : 비로소 맞이한 다섯번째 계절

 

후보로 둔 앨범에는 <EXO:OBSESSION>, <NCT127:We are Superhuman>, <오마이걸:다섯 번째 계절>,<트와이스:FANCY>,<이달의 소녀LOONA-XX>가 있었다. 고려할 점도 많아 가장 큰 고민을 한 부문이었다.

 

9년 동안 한국의 대중음악 메인스트림은 아이돌음악에서 힙합으로 옮겨져 가는 추세를 보였다. 유행에 따라 SM의 새로운 브랜드인 NCT 역시 힙합을 음악적 기반으로 두고있으며, 힙합 레이블이었던 브랜뉴나 KOZ도 역으로 아이돌 제작에 힘쓰고 있는 모양이다. 또 힙합 명가였던 YG 아티스트들의 부재로 공석인 아이돌 힙합 아티스트의 자리를 빼앗으려는 움직임인지 무대뽀(?)로 트랩 비트에 팝 적인 멜로디를 얹은 듯 한 트랙 역시 매일같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연 올해의 진짜 승자는 '오마이걸'로서의 색깔, 그리고 대중성과 음악성 까지 잘 가져간 정규 1집 앨범 '다섯번째 계절' 아닐까 싶다.

 

 

 

 

2015년에 데뷔해 벌써 5년차 아이돌인 오마이걸이 이제서야 정규앨범을 내놓았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물론 전세게적으로 싱글 앨범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역시 음악성은 정규에서 드러나는 법이다. 앨범은 5년치의 신중함, 그리고 확실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타이틀인 '다섯번째 계절'은 비밀정원의 Steven Lee, 불꽃놀이의 Caroline Gustavsson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곡이다. (마치 두 곡의 장점만을 따온 것만 같은 곡처럼도 느껴진다.)  오마이걸의 정체성인 동화같음을 이끌어나가는 오케스트레이션과 오가닉한 톤의 드럼, 그리고 서지음의 서정적인 가사로 화룡정점을 찍는다. 

이전의 오마이걸 음악들은 좀 쳐지거나, 손꼽히게 높은 멤버들의 반가성 톤 때문인지 너무 드라이한 고음역대high-pitch에 머물어 있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선율성이나 컨셉트가 훌륭했지만 그것에 충실하다보니 살짝 조악한 면도 없잖아 있었다. 다섯번째 계절은 '확실했어'라는 가사처럼 여러 시행착오: 춥고 더운 봄-여름-가을-겨울을 지나오며 정말  확실해지고 완성된 '다섯번째 계절' 처럼 느껴진다.

 

타이틀곡 이외의 음악들도 훌륭하다. 전체적으로 톤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점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데뷔때부터 눈여겨 보아서 그런지 확실히 느껴지는 멤버 개개인의 월등한 실력상승 역시 한몫한다. 현악기의 피치카토 사운드와 세련된 전개가 돋보이는 7번트랙 심해 (마음이라는 바다)와 유아, 지호, 미미, 아린의 또 다른 매력이 드러나는 8번 트랙 Vogue를 추천한다.

 

곡 간의 서사가 이어진다는 점도 매력적이기때문에 비밀정원-불꽃놀이-다섯번째 계절-번지를 순서대로 들어보기를 권한다. 긴 꿈을 꾸고 있다는 비밀정원, 눈을 감으면 생각난다는 불꽃놀이, 확실해졌다는 다섯번째 계절 그리고 나는 이제 너 뿐이라는 번지까지 오마이걸이 보여주는 천연색의 사랑은 잠시 동화속 주인공이 된 기분까지 들게 한다.

 

 

 

 

올해의 음반 : SOLO

 

 

 

태연 정규 2집 Purpose - The 2nd Album : 태연이 하고싶은 음악

 

믿듣탱! 태연은 대체 불가한 여성 솔로 아티스트이다. 그룹과 솔로 모두 성공, 음악성과 대중성 모두 잡은 두마리 토끼 잡기의 대표주자 아니겠는가. 솔로가수 태연의 성공은 받혀주는 소녀시대로서의 인지도와 음악적 재능도 있겠지만 그만큼 그녀가 음악활동에만 전념한 탓도 있다. I-Why-Fine에 이르러 불티까지, 태연의 솔로가수 커리어는 완벽하다. 하지만 여느 음악인들이 그렇듯 '하고픈 음악'과 '대중이 기대하는 음악'간의 고민은 디스코그래피 내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솔로가수로서의 태연의 시작은 우리 모두 노래방에서 한번쯤은 불러봤을 '만약에'나 '들리나요' 였다. 탑 걸그룹의 실력좋은 메인 보컬과 어린 나이 답지 않게 짙은 음색의 발라더가 공존한다는것 만으로도 참 매력적인 가수였을 시절이다. 데뷔인 2007년 이후 무려 8년이나 지난 2015년, 좀 늦다 싶은 시기에 태연은 첫 솔로 앨범 타이틀  I 를 발매했고 '태연=발라드'라는 공식을 깨버리며 솔로로서의 성공적 첫발을 내딛는다. 빵빵한 밴드사운드를 제압이라도 하는 듯 폭발적인 가창력의 'I'는 당시 나왔을적이 기억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이었다.

 

다음 앨범이었던 Why는 재충전의 정서를 담은 당시 유행하던 트로피컬 계열의 곡을 타이틀로한, 솔직히 흥행할 수 밖에 없었던 앨범이었다. "이건 사기다" 싶을 정도로. 전체적으로 힘은 빼고 노련함이 잘 녹아있고 발매된 시기인 여름과 참 닮아있어 가장 좋아하는 앨범이다.

 

정규 1집인 Fine에서 드디어 고민의 흔적이 역력히 보이기 시작한다. 한층 다양해진 장르의(=실험적인) 수록곡들과 자조적인 가사인 Fine에서 태연의 고민이 그대로 보이는것만 같다. 왜 앨범 제목이  <My Voice>일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태연의 보물같은 목소리가 그 고민들과 여러 색의 음악들을 관통하기 때문이 아닐까?

 

 

 

 

정규 2집 Purpose는 그러한 고민들의 답변, 그리고 전환점과도 같은 앨범이다. 어딘가 오가닉한 감성이 묻어있던 태연의 음악은 불티라는 강렬한 제목과 테일러 스위프트를 연상시키는 앨범 커버로 화려한 변신을 취한다. 사실 변화의 스포일러는 앞선 앨범  'Something new' 에서 먼저 보여지는데- 제목처럼 Something New: 새로운 것을 찾고자 하는, 또 음악적 시도를 하려는 스포를 넌지시 날려준다. 비록 'Something New'는 성적으로는 가장 실패한 앨범이었다. 하지만 이 앨범으로 대중과 밀당을 시도한 태연은 앞선 성적에도 굴하지 않고 더 다듬고 다듬어 보기좋게 'Purpose'로 성공을 거둔다.

 

베스트 솔로 앨범의 선정기준을 '음악적 정체성 확립' 으로 둔 이유는 음악적 정체성 확립이야말로 아이돌 솔로 앨범이 갖고 있는 승부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좋은 데뷔앨범을 내놓은 백현이나 첸, 메가 히트곡이었던 청하의 Snapping과도 고민했지만 태연의 2집앨범은 정답, 정답, 또 정답과도 같은 서사가 아니라 시도와 변화 끝에 맺어진 열매이었기에 그 가치를 더 높이 사고싶었다. 음악 자체의 분석보다 전체적으로 디스코그래피를 훑으며 설명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본인만 해도 곡의 스타일을 바꾸는데 큰 고민을 한다. 화성 진행 하나 시도하는데 몇일이 걸리기 일수... 하지만 음악가는 늘 변화해야 한다. 겁을 먹거나 성공에 머무르면 금방 도태되는게 우리네의 일이다. 걸그룹 메보에서 발라더로, 발라더에서 폭발력가창력의 팝 솔로 아티스트로, 그리고 태연, 태연이 하고픈 음악 그 자체까지 세번의 전환점을 성공적으로 찍어낸 태연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싶다. 탱구 하고싶은거 다해~

 

 

 

 

올해의 음악 

 

 

 

Day6 - 한페이지가 될 수 있게 : "참으로 시의적절하구나"

 

의외의 선택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겠다. 크게 히트한 곡도 아니고, 사실 데이식스는 일명 '아는 사람만 아는 음악'이니까. 올해의 음악으로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인게, 사실 올해의 음악이다! 라고 꼽을만한 아이돌 히트곡이 2020년에는 전무했다. 방탄소년단이 큰 흐름을 이끌기는 했지만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꼽는 것은 조금 식상 할 수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2010년대 후반을 힙합이 강타했다면, 2020년 드디어 록의 차례가 오고있다고 나는 예측한다. 혁오와 잔나비의 성공을 시작으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 뉴트로의 유행에 탑승한 시티팝 음악들의 유행, R&B와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가 섞인 백예린의 차트강타까지!  수십년간 인디의 선에서 머물던 록의 시대가 조용히 오고있다. 원래 한국의 찐정서는 '포크 록'이라고들 많이 한다. 1970-80년대 청년 문화를 대표하는 것도 청바지 입고 기타치는 모습 아니었던가.

 

데이식스는 음악적 색채가 뚜렷한 아이돌 엔터인 JYP에서 자신들만의 음악을 (그것도 록을) 갖고 나온 특이한 그룹이었다. 사실 그동안 큰 흥행은 못했지만, 우리가 보지 못한 곳에서  마니아층을 갖고 탄탄히 입지를 쌓고있었다. '아이돌 빠수니 데식이 다 납치하고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이와 더불어 음악적인 성장도 분명히 보이며, 디스코그래피를 보면 알수 있듯이 정말 소처럼 일한 그룹이다. 오래 기다렸다. 록의 새로운 파도를 탈 준비가 되어있는 그룹이 몇이나 될까? 이제 데이식스의 차례가 왔다-

 

곡 자체를 한번 뜯어보자. 앨범 제목인 The Book of us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수록된 Gravity 앨범과 후속곡'Sweet Chaos' 가 수록된 Entropy로 이어지는 연작 앨범이며 우리의 이야기라는 제목처럼 보편적이고 건강한 청춘의 감성을 그득히 담고있는 앨범이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친숙한 코드 진행과 펑키한 록사운드의 곡이다. 기존의 '예뻤어'나 'congratuations'의 발라드적 화법과는 다른 완전한 록이라는 점에서 매력이 상승한다.

 

하지만 이 노래를 올해의 노래로 꼽은 이유는 여태 설명한 데이식스만의 여러 신선함 뿐이아니다. 술과 이별이 담긴 한국식 사랑노래나 자극적 힙합이 지겨운 시점이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는 그들만의 건강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국어책에 실릴만큼 건전한 음악을 타이틀로 승부보는건 쉬운 일이 절대 아니다. 또 앞서 말했듯 갈등의 시대에서 전하는 순수한 메시지가 참으로 시의적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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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말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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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자면 앨범 제목인 The Book of us는 이 음악을 듣는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데이식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청춘은 아름답다!는  뻔한 청춘찬가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데이식스는 아이돌로서는 조금 많은 나이인 20대 후반, 청춘의 끝과 같은 시기이다. 데이식스로서도 음악적 고민이 많았을 시점이다.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가 어린애들 장난같은 청춘찬가가 아니라는 점이 또 다른 경쟁 밴드들과 남다른 점이겠다. 그렇다고 꼰대스럽느냐? 그것도 아니다. 힘들었지? 라는 말을 던져주는 어른은 드물다. 

 

 

힘들었을 거라고 믿어
오늘을 위해
그저 견뎌줘서 고마워

 

 

 

이 노래가 올해 고3 수능응원장에 나왔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돌은 어쨌거나 우상이다-그리고 주로 10대 청소년들에게 각광받으며 그들의 지주가 되는 존재이다. 나 역시 소녀시대의 '힘내!'나 신화의 'Once in a Lifetime'을 들으며 희망을 얻고 꿈을 꿨던 기억이 있다. 이 노래는 무엇보다 퇴색된 아이돌의 의미에도 부합하며, 또 가사처럼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을 써내려 가기 참 좋은 음악이다.  교복입고 못들은게 좀 아쉬울 정도이다.

 

 

 

 

 

올해의 작곡가

 

 

전소연 : 센스+이해도= ∞

 

 

프로듀스 101, 언프리티 랩스타, 퀸덤을 모두 시청한 사람으로서 전소연은 정이 들대로 든 아이돌이다. 랩이나 춤 실력이야 말할 것도 없고 작곡가로서의 전소연만 떼어놓고 봐보자. 전소연은 본인의 솔로 음원인 'Jelly'를 시작으로 그룹인 아이들(G-IDLE)의 작곡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거의 모든 트랙에 작사 작곡으로 참여해, 사실상 아이들의 음악적 지주와도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이돌 작곡가가 이제 실력도 좋고 흔해진 시점이지만, 아직까지 아이돌 여성 작곡가는 드물디 드물다. 솔로로서 행보를 이어나가는 CL과 전소연 처럼 EXID의 전반적 음악을 이끌어나가고 있는 LE 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이는 남여 아이돌 셀링포인트의 차이도 있는데, 여성 아이돌 역시 아티스트고 음악인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에 나타난 루키와도 같은 작곡가가 바로 전소연이다. 또 이름만 올린다는 구시대적-태클 역시 더이상 불필요하다.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으로 참여도를 확실히 보여준 멤버이다.

 

 

 

 

 

본인이 래퍼이기때문에 힙합 위주의 음악이 나올것이라고 예상했으나 라타타는 빅싼초(큐브의 작곡가)의 색과 전소연의 센스가 잘 돋보이는 뭄바톤 팝 곡으로, 데뷔곡으로 아주 신선한 트랙이었다. 흔하지 않은 자체제작 아이돌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데뷔곡이었지만 신선하며 곡 역시 좋아서, 성공적인 데뷔라고 말 할 수있겠다. 그 이후로도 아주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데, 이국적 색채의 이나 라틴팝 세뇨리따 를 선보인다. 사용하는 샘플의 개수가 적고 비슷한 단조 선율작법 위주, 단순한 멜로디 바리에이션적 구성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지만 이를 상쇄하는 것이 바로 전소연이라는 작곡가의 센스와 멤버들에 대한 이해도이다.

 

아이들은 멤버 색이 뚜렷한 아이돌이기도 하다. 공격적인 톤의 래퍼이자 프론트맨인 소연과, 몽환적인 중저음의 민니, 차갑고 새침한 톤의 수진, 유려하고 신비로운 슈화, 단단한 저음의 우기 그리고 YG출신으로 확실한 R&B톤의 목소리와 창법을 가진 미연까지- 주로 포미닛이나 블랙핑크와 많이 비교가 되는데 개인적으로 2NE1과 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보물같은 목소리들을 잘못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 자원낭비가 따로 없다.

 

대학 작곡과에서 오케스트라 곡을 쓰려면 악기론과 총보를 배워야하고, 국악곡을 쓰려면 국악기론을 들어야하는 것처럼 곡을 쓸때 악기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중요하다. 아이돌 작곡가(혹은 그룹 속 싱어송라이터) 의 가장 큰 이점은 살을 부딪히며 연습하는 멤버들의 특징을 잘 이해한다는 점인데, 전소연은 이 점이 극대화 되어있다. 좋은 작곡가이기도 하지만 좋은 프로듀서이기도 한 것이다.

 

소연은 아이들에게 여러 옷을 입힌다. 탱고 안무와 빨간 드레스를 입히기도 하고 올드스쿨 힙합의 스타일링을 입히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들이 단 한번이라도 어색하게 느껴진 적이 있는가? 소연의 넘치는 센스와 이해도가 아이들의 다양성을 만들고 있다-다양성은 아이들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도 하며 다음앨범이 기대되게 만드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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